- 살기 위해 나를 버려야만 했던 순간
커튼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학급 친구들은 알지 못합니다. 수치스러운 일들을 당했습니다. 장난이라고 하지만 얼굴이 뜨거워질 정도로 목을 졸리기도 하고, 뺨을 맞기도 했어요. 그리고 자꾸 내 교복 위로 누군가의 손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항상 카메라가 있었고요. 나는 절대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낄낄 웃던 웃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를 버려야만 했어요. 텔레비전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보다 잔인한 건 바로 내 인생에 나타난 얘네들이에요. 세상에 악마가 있다면 이 친구들이 아닐까요.
- 상처는 아물지만, 흉터는 사라지지 않아
아직도 밤마다 소리치면서 식은땀에 흠뻑 젖은 채로 눈을 뜨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검은 얼굴이 천천히 나에게 다가오는 거예요. 그리고 여기저기서 반짝대는 카메라 소리. 그때는 무단히 참으려 애썼던 걸, 인제야 펑펑 울고 말아요. 분노보다 두려움이 커진 제가 너무나 나약해진 거 같죠. 부모님 방문을 두들기려다가 결국 다시 혼자서 잠을 청해봅니다. 자고 일어나면 내일은 다시, 아픈 하루가 될 것 같아요.
도대체가 제 상처는 아물지 않네요. 평생 남겠죠?
- 조금씩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더는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교복만 입으면 누가 자꾸 내 몸을 만지는 것 같아요. 매일 세상에서 제일 편한 옷을 입고, 제일 사랑하는 부모님과 포옹을 해요. 제 일과는 병원과 공부방을 가는 게 전부예요. 불안과 두려움을 없애준다고 하는데 긴 여정이 될 거라 했어요. 공부방에서는 수학이랑 영어를 가르쳐주는 멘토 선생님이 있어요.
어른이 되기까지 제가 해야 할 일은 무사히 고졸 졸업장을 가지는 것과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기억들을 가만히 묻는 거예요. 조금씩 더 나은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기쁨으로 하루를 이겨내요.
- "결코, 네 잘못이 아니야"
푸른나무 청예단은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자신의 조그마한 콤플렉스 때문에 학교폭력을 당한 거라고 울부짖는 아이들이지만, 어른들은 알고 있습니다. 결코 네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부딪히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폭력으로 인한 상해 치료비, 수업시간을 보충해 줄 교육비.. 아이들의 피해사례에 맞춘 피해 치유비와 생활비를 지원합니다. 학교폭력으로 쓰러진 청소년에게 빛나는 희망이 찾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작은 손길을 나누어 주세요